초등학교 중학년의 갈등 해결 능력
초등학교 중학년 아동들은 다양한 스트레스와 갈등 해결 상황을 경험한다. 구호진(2004)이 아동의 스트레스 요인을 개인, 가정, 학교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학교에서 발생하는 스 트레스가 월등한 비중을 차지하였고, 학교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중 교우관계가 큰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아동은 교우관계에서 지지와 인정 등 긍정적인 상호작 용을 주고 받지만 거절과 적대감 등 부정적인 영향도 주고받기 때문이다(표현, 2012). 박주희(2001)에 따르면, 교우 갈등에서 갈등 해결 능력이 높은 아동과 낮은 아 동은 극명한 차이가 나타난다고 한다. 갈등 해결력이 높은 아동은 친사회적이고 놀이집단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의사소통에 능숙한 양상을 보이며(박선미, - 20 - 2011). 다른 아동을 쉽게 도와주고 놀이를 능동적으로 제안하며 자기의 의견을 효과적이고 융통성 있게 주장하여 또래 집단에 잘 수용된다(백민정, 2011).
반면, 갈등 해결력이 낮은 아동은 자신의 의견을 지나치게 주장하고 강요하며 또래를 괴롭히는 행동을 보이므로 또래에게 수용되지 못하거나 실패를 경험할 확률이 높 다고 한다(김나림, 1996; 황선영, 2005). 아동은 초등학교 3, 4학년 시기에 사회성 발달의 변화가 급격히 나타난다(고소 미, 2007).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속하는 중학년 아동은 타인 을 의식하기 시작하고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 친사회적으로 행동하는 양 상을 보인다(박수연, 2021).
이 시기에는 대인관계의 상대가 부모와 교사에서 친 구로 변하며 또래집단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선생님과 부모에 대한 평가보다 또래 와의 대화나 상호작용 결과에 영향을 받는다(조희경, 2011). 3학년부터는 학교생 활에 익숙해지고 학생 간에 정신적 교감이 형성되어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에 대 한 욕구가 생기기 때문에 사회적·대인 관계적 발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 는 초등학교 중학년이라고 한다(김진영, 2008). 초등학교 중학년 아동에게 친구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것은 사회성 발달단 계에서 중요한 성취 과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동기 교우 갈등은 해결 양상에 따 라 이후 인간관계 부적응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박영순, 2008; 정종진, 김민경, 2012).
초등학생 교우갈등 미해결
초등학생의 교우갈등 미해결 문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언어폭력, 신체 폭력 등과 같은 형태로 확장되고(청소년폭력예방재단, 2005), 학교 폭력을 경험한 아동은 관계적 트라우마가 형성되어 성인기의 우울증과 대인기피 등의 정 신 질환을 경험할 수 있다(박수연, 2021; 정승현, 2008). 또한, 교우 갈등을 자주 겪는 아동은 주변의 또래 친구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심겨주게 되어 소속 집단으 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으며(박영순, 2008), 이는 따돌림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상의 논의로 볼 때, 교우관계 갈등 미해결 상황은 추가적인 학교생활 부적응 문제로 이어지고 이후의 성인기 정신건강 문제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아동의 교우 갈등 해결 능력은 원만한 학교생활 유지 및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요 조건이라 볼 수 있으며, 사회성 발 달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중학년 아동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 는 초등학교 중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활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하 여, 아동이 교우 갈등 상황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 갈등을 인지하고 해결할 수 있 도록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본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학교 중학년 아동이 또래 관계 갈등 해결 능력이 증진되기를 기대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능동적, 적극 적 참여를 위해 흥미로운 매체를 활용하고자 한다.
그림책을 활용한 해결중심 집단상담과 갈등 해결 능력
그림책을 활용한 집단상담이 왜 필요할까? 갈등이란 대인관계에서 한쪽의 활동이 상대의 활동에 지장을 주어 상대방이 불 리하게 여길 때 발생하며(김진영, 2008), 어떤 환경에서든지 쉽게 나타날 수 있다. 갈등은 심리적 대립과 행동적 대립을 포함하며 학령기 아동의 경우 또래 관계에 서 많은 심리적, 행동적 갈등 상황을 경험한다(김나림, 1996; 황선영, 2005). 초등 학교 학급 내 교우 갈등의 빈도와 강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김진옥, 2010), 잘 관리되지 못한 갈등은 싸움과 폭력, 집단 괴롭힘으로 확대되어 낮은 학 업 성취, 과도한 스트레스, 부적응적 학교생활 등 많은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강경아, 2004).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우 갈등은 해결 과정이 교사·학생 모두 에게 피상적으로 인지되고(정경남, 2003) 임시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 에(김진옥, 2010)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김나림, 1996; 황선영, 2005). 해결중심 상담은 학령기 아동의 또래 갈등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며(이보 영, 2011), 문제 해결을 위한 명확한 원칙들을 가지고 있다(손교원, 2006).
먼저, 모든 아동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긍정적 자원을 가지고 있고(김성미, 2014), 아동의 내적, 외적 자원을 통하여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전제한다(김윤 희, 2008). 아동은 교우 갈등의 예외적 상황을 탐색하고 갈등이 있었던 시점과 그 - 22 - 렇지 않았던 시점의 차이를 발견하여 문제가 아닌 상황을 증가시킬 수 있다(강지 영, 2008). 즉, 아동이 갈등의 예외 상황에서 발휘한 개인 자원을 탐색하여 유지 하고자 한다면, 예외 조건의 반복으로 원만한 교우관계 유지가 가능해진다. 이와 같이 교우 갈등 상황에 해결중심 상담을 적용하면 과거 성공 경험의 의도적 반복 을 통해 갈등을 해결할 수 있으며, 추가적으로 아동은 자기 자원을 탐색할 기회 를 가질 수 있고(손교원, 2006), 자신의 자원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관찰하고 더 나은 자원까지 탐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동은 교우 갈등보다 갈등 해결에 집중하는 해결 지향적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교우 갈등 상황에서는 갈등이 고착되거나 부정적 감정이 증폭되지 않도록 신속 한 갈등 해결이 중요하다(최창욱, 권일남, 문선량, 2004). 해결중심 상담은 첫 회 기부터 문제가 약하거나 없었던 예외 상황들을 찾아 바로 해결책에 접근하기 때 문에(송성자, 1995) 지금까지 개발된 다른 상담보다 상담 기간이 짧다(손교원, 2006). 짧은 기간 설정은 아동의 갈등 해결 동기를 촉진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추연진, 2019).
본 프로그램에서는 해결중심 상담의 단기성을 통해 교우 갈 등의 심화를 방지하고 아동의 심리적 소모를 최소화하는 현실적 장점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의 논의와 같이 본 연구는 해결중심상담의 예외 활용, 단기성과 같은 특징 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아동의 교우 갈등 해결 능력을 증진시키고자 한다. 2000 년 이후 학교 현장에서 해결중심 상담을 통해 교우관계 태도가 향상되었다는 연 구사례가 보고되고 있다(홍성미, 2005). 윤계순(2000)은 학교 부적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해결중심 상담을 실시한 결과 교우관계 능력이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 고 하였고, 정광주(2003)는 해결중심 집단상담을 일반 중학생에게 실시한 결과 교 우관계에서의 긍정적 태도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들을 통해 해결중심 상담이 교우 관계 태도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으나 연구 대상이 초 등학생이 아님으로 초등학생에 관한 효과성을 알기에는 부족하다. 한편, 조선미(2004)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해결중심 집단상담을 실시하였고, - 23 - 학교생활 태도 전반에 유의미한 향상을 보인다고 하였다. 정정옥(2005)은 초등학 교 학습 부진아를 대상으로 해결중심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교우관계에서 유의 미한 효과가 있었다고 하였다. 이는 집단상담의 상호역동적인 과정에서 긍정적인 변화와 장점을 찾아 칭찬해주는 피드백 활동을 통해 아동이 상호 존중과 신뢰를 형성하고 그것이 교우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이 를 통해 본 연구의 그림책을 활용한 해결중심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초등학교 중 학년 아동의 갈등 해결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시도는 유의미할 것으로 예상되며, 아동은 해결 지향적 교우관계를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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